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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니

사회적 존재와 실존적 행위 그리고 외적 현실 본문

연구자료

사회적 존재와 실존적 행위 그리고 외적 현실

마르마레오스 2021. 11. 24. 01:09

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죽음을 결행한 이연주의 실존적 행위는 자신 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라는 외적 현실과의 불화를 그대로 말해준다.공동체 로서 화해적 현존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그것은 사회적인 집단,즉 가정과 사회가 받아들일 수없는 현실이 존재하며,가족해체라는 산업 사회적 산물 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준다.또한 윤리적 차원의 공동체만이 존재하는 것 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인간에게는 자신의 존엄성을 자의든 타의 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세계가 있다.그러므로 눅눅하고 암울함을 기조로 하고 있는 시인의 시편들은 대체로 대중성과 상업성이 결여되어 있음은 물 론이려니와,一見 파괴적 부정으로 인한 역겨움으로 가득 차 있어서,무엇보 다도 전통적인 시세계에 익숙한 독자의 관심을 끌 수는 없었다. 셋째,이연주는 ‘더러운 추억의 힘’을 빌려서 삶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했지 만,끝내 삶과 죽음의 욕동5)을 융합하지 못하고 자신을 버리고 가버린 시인 이다.시인은 기존 사회질서의 금기와 不條理(absurdité)가 그녀를 정신적인 공황으로 이끌어 시인의 시선은 결국 죽음의 욕망과 맞아 떨어질 수밖에 없 었다.그러므로 성 모순의 인식은 역사적이라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학대받 고 멸시받는 여성의 억압과 자아 정체성을 시적 대상으로 삼은 시인의 첫 시집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과 유고시집『속죄양 유다』는 한마디로 시인을 위한 진혼곡이자 生의 텍스트라 할만하다. 5)욕동 drive(佛 pulsion):‘욕동’에 대한 프로이드의 개념은 성(sexuality)에 대한 이론의 중심에 놓여 있다.프로이드에게 있어 인간의 성의 변별자질은 다른 동물들의 성생활과는 반대로 그것이 어떤 본능(어떤 대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정된 고유한 관계를 함축하는 개념)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아 니라 욕동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인데,욕동은 굉장히 다양하고 주체의 삶의 역사에 의존하는 방식 으로 발전한다는 면에서 본능과는 다르다고 라깡은 주장하였다.라깡은 Trieb(욕동)과 Instinkt(본 능)사이의 프로이드의 구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표준영역본』에서 두 용어를‘본능’으 로 번역하여 구별을 없애버린 스트러치(JamesStrachey)를 비판한다.'본능'은 신화적이고 前언어적 인 욕구를 나타내는데 반해 욕동은 생물학의 영역에서 완전히 제거된다.욕동들은 그것들이 결코 만족될수없고,한대상을목표로하는것이아니라그대상주위를계속해서맴돈다는것,즉대 상 주위를 맴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라깡은 욕동의 목적(Triebziel)이 한 가지 목표(goal)_방 식 자체_를 따르는 것,즉 대상 주위를 맴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따라서 욕동의 실제 목적은 완전한 만족이라는 어떤 신화적 목표가 아니라 그것의 순환도로(circularpath)로 돌아가는 것이고, 즐거움이 실제원천은 이 폐쇄 회로에서의 반복적 움직임이라는 것이다.(딜런 에반스,『라깡의 정 신분석 사전』,김종주 외 옮김,인간사랑,198,p275.) -4- 그러므로 이연주의 시는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 다.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고,표현한 이연주의 시적 행위는 남 성 중심적 전통적 사회와 그 모럴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여성의 체가 남 성에 비해서 不淨한 것으로 여겨왔던 전통적인 남성지배적 對여성의식에 맞 서서 감연히 죽음을 택하고 죽음의 찬가를 써내려 간시인 이연주의 시세계 를 통하여 시인의 욕망과 좌절,애증과 분노를 페미니즘과 정신분석학적 관 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기존의 논의 검토 이연주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월평이나 서평의 수준에 머물러 본격적인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그 이유로는 첫째,이연주 시의 문체와 시적 언어 내지 표현들이 자아내는 역겨움으로 인한 거부감이라 하겠다.현실 사회의 모순과 문제성들이 정제되지 않은 채 그대로 直敍的으로 드러나 있어 시인 의 문체는 혐오스러울 만큼 들여다보기 힘든 ‘僞惡의 詩’6)라는 점이다.문체 에서 오는 반사적 거부감과 중압감이 너무 큰 것에 비해 문제제기에 대한 답안이 없다는 점이다.둘째로는,시인의 문체의 중요한 담론으로 매음녀의 여성성이었다.그녀들의 일상사에 대한 주제들을 서사적 언술의 시로 표현 하는 방식으로 써 내려갔지만,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시인의 목소리는 아직 까지는 시기상조라는데 있다.셋째로는 거의 병적이라 할 만큼 강박관념적 인 죽음의 묵시록인 시편들이 우리 문단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는 점이다.지금까지 한 편의 논문도 씌워지지 않은 점과 단 두 권의 시집 으로 시인의 전 생애를 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어려움을 들 수 있다. 정효구는 이연주는 존재와 세계가 갖고 있는 치부와 어둠을 인식하고 직 6)임태우,「위악의 詩學」,『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p,129. -5- 시하는 일에 그의 에너지를 모두 빼앗긴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다.그는 존 재와 세계의 심연 속에 똬리를 틀고 아 있는 이런 괴물들을 보고,한시도 그것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가 없어 그것들은 마치 유혹하는 악마와도 같아 서,이연주의 시선을 놓아주지를 않았던 것이라고 한다.다시 말하면 일단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기 시작한 이연주는 그 실체를 끝까지 추적하고 고발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어 그 추적과 고발의 끝에서 이연주가 만난 것 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보았다.7) 김정란은 이연주의 시세계는 1990년대 죽음과 관련된 우리 시단의 징후를 가장 극단의 자리에서 표출한 하나의 예에 해당된다고 한다.생명에 대한 반항은 죽음과 잇닿을 수 있는 평행선이었으며 죽음의식으로 갈수 밖에 없 는 비극이었던 것이며 그녀가 우리에게 던져 주고 간 것은 입을 다물고 비 명을 지르는 섬뜩한 그녀의 분노와 절규며 차마 읽어낼 수없는 충격과 자괴 감이라는 것이다.8) 또한 김정란은 이연주의 독창성은 그녀가 여성적 소외의 극한점으로 존재 하는 매음녀들의 조건이 도시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적/가부장적 문명의 숨겨 진 잔인한 얼굴이라는 것을 파악했다는 점에 있으며 기지촌의 여성들의 체로부터 말을 끌어내어,말의 빛으로 그녀들을 구원하고 싶어 했던 것 같 다고 말한다.아마도 그래서 그녀는 문학의 문을 두드렸을 것이며,그러나 그녀가 문학을 하기 위해서 거쳐야 했던,이른바,세계 어느 곳에도 존재하 지 않는 ‘등단’이라는 이상한 제도는 그녀를 더더욱 절망시켰던 것이며 ‘문 단’이라는 신성한 성채는 그녀를 들여놓아주고 동시에 쫓아내었다고 생각한 다.몇 명의 왕들과 그들의 주위를 맴도는 궁인들과 궁녀들.왕들의 눈에 들 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기묘한 암투들,위선의 도시.그곳에서 이연주는 자신 의 처지가 매음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말 그릇을 든 동냥거지.남성권력자들 앞에서 비루하게 상징성의 성은을 입기를 기다 7)정효구,『몽상의 시학』,민음사,198.pp,316-317. 8)김정란,『분노의 역류』,아웃사이더,204,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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